[공지] 풍월당 오페라 총서 | 오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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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19-04-09 10:26 조회2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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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비극성과 

베르디의 과감한 화성이 뒤섞여 

새롭게 탄생한 오페라 『오텔로』 



베르디의 가장 전위적인 작품


베르디의 『오텔로』는 좀처럼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경우가 드물다. 작품의 수준이 『라 트라비아타』나 『아이다』에 뒤져서가 아니다. 『오텔로』는 베르디의 작품 중에서 가장 전위적이고 충격적인 선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베르디는 『오텔로』에서 귀에 쏙 들어오는 아름다운 선율과 안정된 화성보다는 불협화음과 변칙적인 리듬을 선호하면서 작품 속에서 펼쳐지는 드라마에 신선하고도 불길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실제로 『오텔로』는 불길함을 가득 담은 하나의 폭풍우처럼 끊임없이 그 기운을 이어간다. 극의 진행에서 솟아나와 관객들을 반짝 집중시키는 아리아는 거의 만나볼 수 없고, 레치타티보의 선율은 마치 고전 연극의 대사처럼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 계산된 것처럼 보인다. 즉, 『오텔로』는 오페라라는 장르 자체의 문법보다는 셰익스피어의 극적 내용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꾸려진 ‘음악-드라마’인 셈이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의 베르디가 바그너의 스타일을 차용했다는 비평 혹은 비판이 많았지만, 확실히 궁극적인 목적만큼은 두 작곡가가 일치했다고 볼 수 있다. 음악(오페라)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이렇듯 『오텔로』의 음악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지닌 비극성과 뒤섞여 화학반응을 일으킴으로써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된다.



셰익스피어와 베르디


때문에 베르디에게는 최고의 드라마가 필요했다. 이야기가 가진 힘이 커야만 음악이 그와 함께 공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맥베스』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었던 베르디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셰익스피어를 불러들였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오셀로』는 그의 4대 비극 가운데 가장 통속적인 주제를 다루었고, 그 전개도 평이한 편이어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그만큼 희곡『오셀로』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불안한 분위기가 팽배한 작품이다. 그 악행의 기원을 알 수가 없는 기이한 악당 이아고의 캐릭터가 그렇고, (다른 4대 비극 작품에 비해) ‘덜 문학적’인 대사 속에 응축된 채 표현되지 못한 에너지들이 그렇다. 단순한 치정극처럼 보이는『오셀로』의 겉모습은 이렇게 꿈틀거리는 내적 열망들을 감추는 장막과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베르디가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셰익스피어의『오셀로』에서 대사와 몸짓만으로는 드러내지지 않은 에너지들을 표현하기에는 음악만큼 적합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관객에게 안정감보다는 불안함을 안겨주는 희곡『오셀로』는 베르디가 들려주려 했던 과감하고 새로운 화성과도 잘 어울리는, 안성맞춤과도 같은 원작이다.



풍부한 해설과 원전 번역


풍월당 오페라 총서 시리즈로 출간된 『오텔로』는 시리즈의 특성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우선은 평론가 이용숙이 쓴 친절한 해설이다. 이 해설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지닌 특성을 알려주고, 그 특성을 베르디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주면서 원작과 음악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원작 희곡과 오페라 모두 중요한 작품이니만큼, 이 둘의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음악을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탈리아 고전에 대해 누구보다도 해박한 지식을 갖춘 역자 이기철의 번역은 원어의 풍부한 뉘앙스를 살렸다. 이를 통해 풍월당의『오텔로』는 셰익스피어와 베르디라는 두 위대한 거장이 일으킨 화학반응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출발 지점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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