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 슈만. 시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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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풍월당
원산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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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시와 독해를 한 순간에 함께 만나는,

    오직 가곡만이 선사할 수 있는 마법 같은 경험


    클래식 음악에서 가곡은 선뜻 접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다. 외국어로 된 가사를 들어야 하고, 오페라처럼 화려한 연출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오직 피아노와 목소리만을 가지고 진행되는 음악-이야기는 이미 클래식 음악에 익숙한 사람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정적인 장르로 인식되기 일쑤다. 개중에 대표작으로 꼽히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예를 들어 『겨울 나그네』같은 곡들로 도전해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총 한 시간에 육박하는 긴 선율의 호흡을 집중력 있게 따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곡은 그저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세계다. 그리고 그 매력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가곡의 선율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선율은 시에 대한 독해 그 자체이다. 작곡가는 자신이 시를 읽고 느낀 세계를 선율을 통해 묘사하며, 그 위에 시를 싣는 것이다. 이렇게 가곡 속에서는 시와 독해가 하나가 된다. 그리고 그 독해는 다름 아닌 음악이다. 즉, 가곡 속에서 시와 독해와 음악은 하나가 된다. 보통 ‘언어 너머의 세계’라고 표현되는 음악은 가곡에서 언어를 녹여내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킨다. 언어의 세계와 언어 바깥의 세계. 고도로 다듬은 시인의 언어와 그를 바탕으로 한 언어 너머의 선율이 조합되는 순간, 가곡이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순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세계가 몇 곡의 노래 속에 담기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가곡에 선뜻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의 유명한 곡들은 그 위대함만큼이나 초심자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곡으로 가곡을 시작하면 좋을까? 부담 없는 길이, 드라마틱한 전개, 아름다운 선율, 가사와의 완벽한 조화를 겸비한 곡이 있을까?



    일반인들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독일 가곡 전문가가 들려주는 친절한 해설


    독일 가곡의 전문가로 성악가들을 코치하고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 나성인은 가곡에 관심을 두려는 이들에게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추천한다. 우선 각 곡의 길이도 짧고, 총 연주 시간도 30분가량이라 듣는 데 부담이 없다. 게다가 각 곡의 전개 방식도 다양해서 지루해질 틈이 없다. 이 다양한 전개는 위대한 시인 하이네의 텍스트가 숨겨놓은 의미를 완벽하게 감지한 슈만의 뛰어난 독해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 책은 『시인의 사랑』의 전체적인 구조를 살피면서 하이네의 시를 통해 슈만이 그려 놓은 큰 그림을 파악하게 해 주고, 다시 한 곡씩 살펴보면서 각각의 선율 안에 담긴 시와 음악의 조화를 살펴본다. 이 책은 하이네의 시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슈만의 음악이 그것을 어떻게 묘사하고 증폭시키는지를 보여주면서 오직 가곡만이 가질 수 있는 경이로움을 알려준다. 또한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에 대한 간략한 전기가 포함되어, 사랑에 대한 그의 섬세한 감각이 어디서 왔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시인의 사랑』은 짧지만 풍부하고, 극적이지만 고도로 지적인 계산을 바탕으로 한 가곡집이다. 즉, 가곡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 매력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곡이며, 이미 가곡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숨겨진 장치들을 통해 더욱 깊은 세계를 알려주는 곡이다. 저자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곡의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음악 전문 용어의 사용을 최대한 줄였고, 시의 뜻을 살린 세심한 번역과 풍부한 음반 추천까지 수록했다. 어느 날 문득 가곡을 듣고 싶어진다면, 이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책, 『하이네. 슈만. 시인의 사랑』이 그 충실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책속에서


    예술가곡은 진정성을 추구하는 예술이므로 그 의미를 모르고 음악만 듣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시와 해설을 읽고, 원문과 번역을 참조하여 음악을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작지만 여러 매체가 융합된 장르여서 처음에는 생소할 수 있다. 귀로 들리는 노래는 독일어인데 뜻은 우리말로 읽어야 하고, 성악의 뉘앙스와 기악(피아노)의 묘사가 어떤 심상에 걸려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두 이차적인 요소다. 핵심은 결국 시인의 말을 최대한 잘 표현하고 싶은 음악가의 진실성이다. 그것이 와 닿아 마음이 열리면 그 뒤로는 다 잘 되어갈 것이다. 시인이 말로 불러낸 음악성, 심상,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면 그것이 어떻게 작곡가의 마음을 울렸는지, 작곡가가 시를 어떻게 읽었는지, 또한 어떠한 음악적 상상력을 불러내어 표현했는지를 차차 겪어 알게 될 것이다. 이 작은 노래들에 얼마나 깊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지를 계속 느끼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진정으로 문화를 사랑하며 오래도록 가꾸려는 교양인이자, 반쯤은 시인이요 반쯤은 작곡가인 진정한 애호가들이 되어 있을 것이다.

    p. 11~12​


    슈만은 뤼케르트의 시구를 빌려 클라라를 “나보다 더 나은 나mein beßres Ich”라고 부른다. 이처럼 사랑은 ‘나’와 ‘너’ 사이의 구분을 잊게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너’는 ‘나’를 이전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존재이다. 이처럼 사랑하는 두 사람은 서로의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며 서로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한다. 슈만과 클라라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다.

    p. 34


    슈만의 곡에서는 말과 음악이 서로 자꾸만 어긋난다. 성악은 원망하지 않는다는데, 피아노는 자꾸만 원망을 쏟아낸다. 차가운 거리감 대신 뜨거운 감정이 넘실거린다. 머리와 마음이 맞지 않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성악(말)과 피아노(감정)의 불일치를 통해 드러난다. 결국 마지막에 ‘비참한 너의 모습을 보았다’는 장면에 다다르면, 화자의 감정은 더는 조절할 수 없을 만큼 격앙되어 폭발한다. 한 음 한 음 끊어져 있는 비명과 고통스러운 신음이 쏟아진다. 비참한 건 그녀라면서, 왜 그가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가? 왜 비참한 것은 자신인데도 그녀도 함께 비참할 거라고 착각하는가? 이별하고 나서 잠 못 이루며 이를 갈고 울부짖는 모습은 결코 멋지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서 인간적이고 또 인간적이다. 자신의 나약함과 치졸함을 다 들춰 보이는 시적 화자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오히려 그가 아직도 그녀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보게 된다. 그래서 슈만이 곡의 맨 마지막에서 두 번 반복하는 “원망은 않겠다”는 말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말을 믿을 수 없는 만큼 그의 미련과 원망이 더 아프고 처절하게 다가온다.

    P. 117~118



    차례


    서문 …7

    탄생 배경 …17


    작품 해설

    연가곡 …56

    개별 작품 …76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에서 뽑은 20편의 노래와 가곡』에 

    수록되었던 네 편의 시 …173

    번역 …193


    부록

    음반 소개 …244

    『시인의 사랑』연보 …249

    참고문헌 …250



    나성인


    『시인의 사랑』을 처음 만난 고교 시절, 그는 사랑도 아플 수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독일어를 별로 몰랐지만 낯선 발음과 음악이 그의 가슴을 온통 뒤흔들었다. 그때의 기억을 안고 서울대학교에서 독일시를 전공하고 독일유학 길에 올라 가곡공부를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시 읽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가곡도 함께 낯설어졌다. 잃어버린 시심을 다시 일깨우는 것이 그가 하고픈 일이다. 음악의 감수성과 시적 상상력을 서로 연결할 때 우리 사회는 보다 예술적이 되고 우리 예술은 보다 사회적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저서로는 『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한길사, 2018)이 있고 전영애 저 『괴테와 발라데』(서울대출판부, 2007)와 백상경제연구소 편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제2권과 제3권(한빛비즈, 2018)에 집필자로 참여했다.







     

    도서명 하이네. 슈만. 시인의 사랑
    저자 나성인
    출판사 풍월당
    크기 122x186mm
    쪽수 252
    제품구성 낱권
    출간일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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