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당 문화 예술 여행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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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풍월당
원산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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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든, ‘빈’에는 그것이 있다 


    오스트리아 최고의 도시인 빈은 중부 유럽을 둘러볼 때나 동부 유럽을 방문할 때 모두 포함되는 곳이다. 그만큼 누구나 한 번쯤은 가 보고 싶어 하는 도시로 통한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문화 예술과 지성을 이끌었던 빈은 지금까지도 그 영광의 흔적들을 도처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클림트나 에곤 실레를 비롯한 화가들의 본고장이며, 화려하고 조형적인 아르누보 양식의 작품들과 함께 모더니즘의 간결한 건축 미학을 발현시킨 건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이렇듯 화려하고 낭만적인 과거의 양식과 20세기 이후의 시대를 예측한 듯한 절제되고 모던한 양식이 공존하는 빈은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다각도로 접근해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가장 유명한 ‘빈 분리파’를 기점으로 그 과거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미술관들을 따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는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의 시대와 말러 및 쇤베르크의 시대가 남긴 흔적을 별개로 추적할 수 있다(혹은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건물 역시 마찬가지다. 화려한 궁전부터 미니멀리즘을 연상케 하는 근대 건축물을 비롯해 훈데르트바서의 실험적인 아파트까지, 빈에 온 여행자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확실히 알아 두어야 정해진 일정 내에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꾸린, 나만의 빈 여행을 떠나기 위해


    카페의 도시라는 빈에서 카페는 몇 군데를 방문해 볼까?

    어느 오페라극장에서 어떤 공연을 하나쯤 볼까?

    수많은 미술관 중에 내가 좋아하는 시대의 작품이 많은 곳은 어디일까?

    혹은, 관광객들이 많이 가지 않아 호젓하고도 아름다운 장소가 좋을까?


    빈의 문화와 역사에 관해 수많은 지식과 경험을 축적한 박종호의 『빈』은 유독 분량이 방대하다. 독자로 하여금 빈에서 만나고 싶은 곳을 직접 선택하도록 돕기 위해 빈이 품고 있는 다양한 면모를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도시가 가장 화려했던 시대를 상징하는 장소와 2차 대전에 얽힌 어두운 기억을 담은 장소, 오래되고 역사적인 ‘빈 카페’와 새롭게 탄생한 젊은 카페, 역동적인 젊은 예술가들로 가득한 현대미술 센터와 고전 걸작으로 가득한 미술관까지,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을 짧은 여행 안에 모두 방문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명소가 소개된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냥 유명한 도시라서 빈에 가는 게 아니라, 빈에 ‘그 장소가 있기 때문에’ 가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더욱 설레는 일이 되고, 도착해서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직접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코스를 따라 다양한 특성을 지닌 명소들을 빼곡하게 배열한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미리 이 도시를 방문해 지나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누군가는 빈에서 가장 작다는 꼬마 같은 카페에 눈길이 가고, 또 누군가는 시내 한복판에서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를 기리는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 앞에서 오래 머물 것이다. 누군가는 20세기 이전의 세계를, 다른 누군가는 거기에서 태동한 ‘모던’의 세계를 살펴보고 싶을 것이다. 이처럼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지 알게 되며, 그를 통해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탄생한 빈 여행 코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 코스가 된다.


    누구나 보는 빈이 아닌 나만의 빈을 만나고 싶은, 나아가 나만의 여행이 선사하는 소중함을 아는 여행자라면 이 책을 통해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거대한 슈테판 대성당의 뒤편을 돌아보면 ‘하스 운트 하스’라고 적힌 집이 있다. 큰 창문들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면, 행복하고 따뜻한 집안을 들여다보는 성냥팔이가 된 기분이다. 들어가면 한편에는 오래된 차통茶筒을 가득히 진열해 놓은 거대한 선반이 연륜을 느끼게 한다. 맞은편에는 카페가 있다. 앉아서 차를 시켜보자. 빈은 커피가 유명하지만, 이곳만은 찻집으로 일가를 이룬 곳이다. 주문할 때는 스콘을 함께 시켜야 제맛이다. 하스 운트 하스의 따뜻한 홍차와 부드러운 스콘은 왜 겨울이 빈 여행의 적기인지를 속삭여준다. 눈발이 날리는 겨울, 하스 운트 하스에서 차를 마시는 시간. 이것이 빈이 가진 매력의 핵심이 아닐까?

    -59~60쪽



    유덴플라츠Judenplatz 즉 ‘유대인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구조물을 보게 된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빈 시내에 초우주 공간에서 내려온 듯한 비현실적인 구조물이 앉아있다. 많은 책을 쌓아놓은 모양의 건물, ‘이름 없는 도서관’이라고도 알려진 이 구조물은 영국의 설치예술가인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작품이다. 나치에 의해 살해당한 오스트리아 유대인 65,000명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이 홀로코스트 기념비는 가로 10미터에 세로 7미터, 높이 3.8미터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4면은 모두 도서관 서가처럼 책이 꽂혀있는 형태인데, 책의 등背이 바깥을 향하지 않고 책장 안으로 꽂힌 모양이다. 그래서 책 안쪽이 밖을 향하다 보니 책의 제목도 내용도 알 수 없어서 ‘이름 없는 도서관’라고 부른다. 서가書架 가운데에는 출입문이 있지만, 손잡이가 없어 들어갈 수 없다. 즉 책은 있지만 들어갈 수도 읽을 수도 없는 도서관이다. 이는 경전의 종교인 유대교와 그들에 대한 학살을 표현한다.

    -102~103쪽​



    추운 겨울에 베토벤처럼 코트 깃을 올리고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쓸쓸한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장식 하나 없는 집의 문을 밀어본다. 밖은 춥지만 문을 열면 왁자지껄한 대화와 더운 열기가 밖으로 후끈 전해진다. 어김없이 맞이하는 짙은 커피 향. 여기가 빈 최고의 커피를 가장 싸게 제공하는 곳, 빈 보헤미안들의 아지트인 카페 하벨카다. 칙칙하고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는 마치 슈니츨러의 소설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빈 자리가 있다면 하늘에 감사해야 한다. 손님들이건 웨이터건, 누구든 당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면 여기가 하벨카가 맞다. 겨우 자리에 앉고 나니 테이블 사이로 다니는 웨이터들의 연세가 70세는 넘어 보인다. 이건 뭐 커피가 나오면 벌떡 일어나서 두 손으로 받아야 할 것만 같다. 그럼에도 웨이터와 단골들은 격의 없는 친구처럼 대화하고 커피와 접시를 주고받는다. 나도 어서 짙은 향의 커피를 마셔 보고 싶지만, 웨이터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127쪽



    부르크 극장은 아름다운 건물이다. 내부 투어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신청해서 구경해 보자. 여기서 문학, 연극, 회화, 건축이 결국 하나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명한 곳은 남쪽 계단실인데, 황제가 극장에 왔을 때에 마차에서 내려서 올라가던 통로다. 이 계단실에는 특히 유명한 천정화가 있다. 바로 인류 연극의 역사를 그린 「극장의 역사」 연작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그의 동생 에른스트 그리고 프란츠 마취의 세 사람이 세운 ‘예술가 회사’가 제작한 작품으로, 세 사람이 나누어서 그렸다. 그중에서 클림트가 그린 「셰익스피어 극장」에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마지막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에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그림 속의 극장 관객들 중에서 옆모습이 두드러지는 남자 관객이 바로 화가인 클림트 자신이다. 이것은 클림트가 남긴 유일한 자화상이다.

    -169쪽



    빈에 왈츠가 성행했던 시대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 중심에 섰던 인물이 요한 슈트라우스 2세다. 사실상 혼자의 힘으로 왈츠를 당대 최고의 인기 장르로 만들었던 그는 또한 왈츠에서 가장 많은 열매를 맺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 박물관은 슈트라우스 2세가 마지막에 생활했던 거처인데, 지금도 건물에는 다른 세입자들이 함께 살고 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평범한 아파트 같은 모습에 당황했다. 대체 요한 슈트라우스의 집이 건물 안의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도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라서, 승강기 앞에서 벨을 누르면 안에서 열어주는 방식이었다. 내가 요한 슈트라우스와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당연히 집의 열쇠도 없는데… 라고 고민하면서 문 앞에서 기다렸다.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야말로 직장인의 모습이었다. 가방에 신문까지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코트를 벗어든 채였다. 구세주가 나타난 것이다. 그가 나에게 인사를 먼저 하기에, 나는 마치 주민을 찾듯이 “요한 슈트라우스가 몇 층이에요?”라고 물었다. 남자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사는 사람을 일러주듯이 “그는 2층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와 함께 승강기를 타고 2층에 내렸다. 그리고 문을 밀었다.

    -224쪽



    아르누보 최고의 걸작으로 알려진 슈타인호프 교회는 물론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리는 미학적인 면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 바그너가 추구한 기능적인 면도 보아야 한다. 이곳에서 기도를 드린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고 동작이 우둔했음을 생각하자. 실내는 날카로운 모서리가 거의 없이 둥글게 마감돼 있다. 좌석은 당시의 의료규칙을 따라서 결핵환자용 좌석이 분리돼 있다. 또 환자를 신속하게 대피시켜야 할 경우에 대비해서 양측 벽에 비상구가 있다. 건물 설립 당시의 낡은 개념으로는 정신병동에서 남녀를 구분하여 수용하는 것이 원칙이었기에, 교회에서도 남녀 자리는 구별되어 있으며 출입구 또한 다르다. 또한 자주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화장실도 있다.

    교회에 들어가면 거대한 공간의 힘이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다른 교회들과는 달리 넓고 쾌적하고 밝으며, 공간의 신선함이 두드러진다. 역시 건축의 힘은 끝이 없다.

    -301쪽





    도서명
    저자 박종호
    출판사 풍월당
    크기 137mm x 200mm
    쪽수 386
    제품구성 낱권
    출간일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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